트럼프 '무역전쟁' 국내서도 거센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 이후 거듭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조슈아 볼턴은 4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은 이기기 쉽다'고 말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장을 맡고 있는 볼턴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와의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트윗한 것을 보면 그는 무역전쟁이 쉽고 이길 만한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볼턴은 이어 "그건 그렇지 않다"면서 "특히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아무도 무역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그건 손 흔드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일 "무역전쟁을 하는 건 좋고 이기기 쉽다"고 밝혔다. 의회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것은 "큰 실수를 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내려놓고 있다"면서 "이렇게 함으로써 중국은 승리하고 우리는 이런 관세 체제에서 패배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영국과 중국은 즉시 반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무역전쟁 위협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영국 총리실이 밝혔다. 장예쑤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국익 훼손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대표적인 진보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은 지난 3일 뉴욕타임스에 '누구에게도 도움 안 되는 무역전쟁'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도 CNN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첫 총성을 울리면서 미국 철강업종 주가가 5.75% 올랐지만 미국 전체 증시는 1% 이상 하락했다"면서 "앞으로 미국 등 전 세계 증시가 하락의 악순환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